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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군대에서 받아보았던 편지들을 정리하다가 한통의 편지를 발견했어요
제게 있어서 너무너무 소중했던 친구의 편지...
하지만 군대에서 자살을 해서 이젠 이 세상엔 없는 친구의 편지...

저는 까맣게 잊고 있었어요
그 친구의 편지를...분명 읽었었을 텐데...
그리고 그 편지 글들을 다시 읽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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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진에게
잘지내냐? 난 니 생각대로 지내고 있다.
여기 오기전에 전화로 졸라 고생할거라 예상했지 정말 졸라 고생하고 있다.
여긴 그나마 편하다는데 딴 훈련소 같으면 아주 죽을뻔 했다.
너도 훈련소 시절 보냈을 테니 할 말이 없다. 군대를 좋을 때 온것 같다.
날씨가 약간 춥지만 괜찮아. 너 겨울에 같지? 고생했겠다.
이제 2주차가 끝나간다. 아! 어제 들어온거 같은데 어느새 사격다 쐈다.
우댕이도 100일 휴가 나왔다고 엄머가 편지 보냈더라.
공책에 한장 써서 보내셨는데 눈물이 주륵주륵 흐르더라.
너도 훈련소 시절에 부모님 편지 받고 그랬냐?
요새 좀 힘들었지만 기분은 괜찮았는데 부모님 편지 받고 정말 우울하다.
우리 아버지 다시 일다니 신다고 하시거든 미안하다.
좀 우울해서 헛소리 했다. 너랑 우댕이랑 형진이랑 놀던게 그립다.
참 훈련소에서 자치 분대장 해봤는데 짜증나 죽겠다.
이제 이것도 끝이 나니 편하다 좀.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
오늘 P.X 이용했는데 그 기분 알거다.
넌 수료식 할 때 기분도, 자대 배치 할 때 기분도 알거다.
아! 정말 사회는 먼저겪는 놈이 장땡인거 같다.
옆 전우들이 편지에다 졸라 쓴다고 뭐라고 한다.
기분나쁘더라도 이해해라. 내가 원래 개념이 좀 없잖냐
지금 솔직히 통신체로도 쓰고 싶다.
말은 많이 하지만 적어서 보내려니 할 말은 정말 없다.
사격에서 18발 맞춘 정도랄까? 2발은 실수했고 넌 얼마나 쐈냐?
행군은 힘드냐? 각개전투는? 왠만하면 답변 받고 싶지만
편지가 안 오거나 훈련 다 받고 올 수도 있으니까 기대는 안하마.
왠만하면 답장 훈련 끝내기 전에 보내라 1줄이라도 좋다.
편지오면 기분 장난아니게 좋다. 읽고 우울해진 것만 빼면 말이다. 횡설수설 해봤다.
사회에서 보던지 운이 좋아 니네 내무 이등병으로 가던지 하자. 그만쓴다.

2006.4.1 만우절
이상진

p.s 우댕이 주소알면 적어보내라. 부산인 것만 안다.
     친구로서 정말 좋은 녀석이라 사랑한다(친구로다 오해하면 팬다)
     우편번호는 니가 알아서 적어라.  
     주소도 정확히 모른다.



당시에 이 편지를 읽고 피식 웃어넘겼던 기억이 나네요..
이 녀석 자대가면 다시 편지 하겠지.. 그 때가서 답장 해줘야지..
뒤에 친구 부모님을 뵙고 주소를 적어두었지만 저는 끝내 편지를 쓰지 않았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작년 추석 때 였어요..
제가 마침 휴가 중이었는데 전화가 온거에요.
자기도 대장님이 휴가를 줘서 마침 휴가를 나왔다고...
하지만 부산과 충주는 서로가 쉽게 다녀올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었어요.
결국 다음 휴가를 맞추기로 하며 전화를 끊었어요

"이제 일병 달았겠네?? 원래 일병 막 달고서 제일 힘들어.
 하지만 그 시기도 잠깐이니까 좀만 참고 기다려 알았지?? "

"요즘들어 전에 너랑 우성이랑 형진이랑 함께 놀던 때가 너무 그립다.
 네 군입대 전 마지막으로 청주에서 술 마시고 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우리 군입대 전에 하지못했던 여행 전역하고 꼭하자.
 너도 나도 힘내서 군생활 잘 하자구"

"그래 다음에 연락하자"

그리고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그 녀석은 총으로 자살을 했어요.
가장 친했다던 친구인 저는 한달이나 지나서야 편지로 소식을 들었답니다.
화장할 때도... 찾아가지 못했어요...
당시엔 솔직히 실감이 나지 않아 눈물 조차 나지 않았답니다...
그 후로 오늘에까지도 말이에요...

하지만 잊었던 이 편지를 다시 읽고서야 비로소 친구의 죽음이 실감이 나네요..
그리고 1년이 지나서야 이제야 슬픔의 눈물을 흘리네요.
오늘처럼 이렇게 제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진 것 처음이에요.

뒤늦었지만 이제라도 답장을 써야 할 것 같네요
제가 꼭 해줬어야 하는 답장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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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진이에게

훈련소 수료했냐? 아님 안했냐?;
반송이 안되면 네가 이 편지를 받았다는 거겠지?
나 이 사진 관물대에 붙여 놓고 지낸다 ㅎㅎ
지금 보니 너 머리가 좀 크구나 ㅋㅋ역시 내가 제일 미소년 틱하군 ㅋㅋ
우성이는 목도리하고 옷하고 잘 안어울려 ㅋㅋ
춥지도 덥지도 않는 시기에 훈련소 생활을 하는구나 정말 얄밉다 --
나도 훈련소에서 어머니 편지 받고 눈물 많이 났지;
입대 후에 정말 많이 울었던 것 같아
천주교 종교행사에서 성가 부르다가 눈물 나고
이등병의 편지' 노래 듣고 눈물 나고
전상서' 쓰면서 눈물 나고
어머니 편지 받고 눈물 나고 ㅋㅋ
군대에 오니 부모님에게 잘못했던 것들이 너무나 후회가 된다.
전역하면 다 갚아드려야지 꼭~!!
너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 거라 믿어 ㅋ
훈련소에 밤에 어머니 생각하면서 밤잠을 못이루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시간이 많이 흘러 일병까지 되었구나;
일병이 왜 일병인 줄 알아? 일하는 병사라서 --;
너도 일병 때 고생 좀 할거다 ㅋ
너랑 우성이랑 형진이랑 청주에서 만나서 보드카페 가고,
영화보고 노래방가고 PC방 가서 게임하고 우성이 동방에서 술마시고..
그 때가 너무 그립구나.
우리 군입대 전에 다 같이 여행 한번 같이 가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네;
전역하면 다같이 꼭 가자고 ㅎㅎ
자대 가면 꼭 편지하고~ 물론 말로는 네가 고생할 거라 말했지만 ㅋ
당연히 넌 잘해낼 수 있을거야 ㅋㅋ 내 친구니까~!ㅋ
우리 모두 해야할 일 들이 많잖아? ㅋㅋ
다시 안재욱의 '친구'를 같이 불러야 하니까 ㅋ
그리고 정말 고맙다.
가장 힘든 시기에 나에게 이렇게 편지를 써줬다는 건 그만큼 나를 믿는 다는거니까
^^

2007.12. 17
너의 가장 친한 친구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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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편지가 하늘에 까지 닿았을까??
반송이 안되면 네가 읽은 거겠지??
나 요즘에 정말 열심히 살고 있어
부모님에게도 효도할려고 노력하고 있어

나 말야
꼭 네 몫까지 성공할거야
그러니 날 믿고 지켜봐줘

너에게 늘 고마워하면서 살거야..
나에게 소중히 간직하고픈 추억을 만들어주었으니까...

 
2007/11/12 - [NeceLy's Poem ♥] - Love Actually;너무나 쉬워서 잊고 살아가는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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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러브네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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